촛불집회
지난 9월말부터 밀양촛불은 8개 마을 사랑방을 순회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165차 부북면 평밭 촛불에서는 어머니들이 맛있는 잡채를 해 주셨고, 70여명이 참여하여 평밭마을을 가로지르는 129번 130번 송전탑의 우악스런 몸채와 송전선이 바람에 닿을 때 나는 ‘쐬엑 쐬엑’하는 소리를 들으며 평밭 어르신들이 겪어야 할 일상을 마음 아프게 새겼습니다.
단장면 동화전 마을에서 진행된 166차 촛불에서는 재개장식을 했고, 오징어무침이 70여명의 참가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상동면 고정삼거리에서 진행된 167차 촛불에서는 부산의 극단 일터에서 무대에 올린 바 있는 ‘웃어요, 할매’(밀양 송전탑 할매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함)를 보며 120여명의 주민 및 연대자들이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168차 촛불은 용회마을에서 100여명이 모여 맛있는 전어회무침에 저녁을 먹었고, 용회마을 101번 농성장의 이야기를 담은 조현나 감독의 다큐멘터리 <즐거운 나의 집 101>을 보며 옛생각에 젖었습니다.
故 유한숙 어르신 장례
故 유한숙 어르신의 장례가 돌아가신지 320일만인 지난 10월 22일 치러졌습니다. 밀양 주민들의 가슴에 큰 슬픔으로 남아있는 어르신을 안타깝게도 송전탑이 완성된 채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장례식에는 70여명의 마을 주민, 친지들과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이수호 前민주노총위원장(한국갈등해결센터 이사장) 등이 참석하여 잔잔한 슬픔속에 울려퍼지는 염불과 향내음과 오열 속에서 어르신을 보내드렸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송주법 전기사업법 헌법소원 청구
밀양,청도,당진,서산,여수 주민 각 1명 총 5명을 청구인으로 하여 밀양어르신들을 고통의 늪에 빠뜨린 대표적인 악법 송주법과 전기사업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10월 2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접수하였습니다. 시간이 제법 걸린다고 하지만, 승소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수고해주신 법률지원단 변호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에너지 3대악법 개정 투쟁 선포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를 밀양대책위에서 사무국을 맡아 세 번의 워크샵을 거치며 활동방향을 모았습니다. 이제 밀양 어르신들을 고통에 빠뜨린, 수십년 군사독재시절의 유물로 남아 대자본의 먹이사슬을 위해 존재하는 에너지 3대악법 ‘전원개발촉진법, 전기사업법, 송주법’ 개정 투쟁을 위해 마음을 모았습니다. 11월 12일 오후 7시,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전국의 송전선 발전소 투쟁 지역 주민들과 활동가, 연대 시민들이 모입니다.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
밀양+청도 어르신 상경투쟁
“화딱질 나서 못살겄다! 뭐라도 해보자, 고마!” 송전탑이 올라오고 송전선이 걸리는 시점에서 울화통이 터져나오는 어르신들의 바람을 좇아 이제 4박5일간의 상경투쟁을 진행하려 합니다. 한전 앞에서 시위도 하고, 국회에 가서 악법 개정을 위해 의원실을 돌며 간담회도 하고, 광화문에서 선전전도 하고,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 지지방문을 가는 좀 빡빡한 4박 5일의 일정입니다. 숙소는 명동 전진상기념관입니다. 많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시간되시면 저희들의 일정에 함께 해 주세요.
□11월10일(월)
13:00 상경 기자 회견 (한전본사)
17:00 3대 악법 선전전 (광화문)
20:00 간담회 (미정)
□11월11일(화)
07:30 아침선전전(한전본사)
10:00 국회의원회관3대악법 개정 선전전
14:00 한국탈핵증언대회참석 (정동프란치스코회관)
20:00 숙소복귀, 간담회(미정)
□11월12일(수)
07:30아침 선전전 (한전본사)
10:00 경찰청항의방문 및 기자회견 (돈봉투 사건)
12:00 광화문 점심선전전
13:00 휴식 (서울최고찜질방?)
19:00 에너지 3대악법 개정 투쟁 선포식 참가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22:00 숙소복귀 및 휴식
□11월13일(목)
07:30 아침 선전전(한전본사)
10:00 원자력안전위 회의장 앞 월성1호기수명 연장 항의 기자회견 참가
12:00 광화문점심선전전
13:00 휴식
18:00 지지방문(기륭농성장), 기륭조합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
20:00 숙소 복귀 및 휴식
□11월14일(금)
07:30 아침선전전(한전본사)
10:00 지지방문 (광화문세월호농성장)
12:00 광화문점심선전전
15:00 밀양/청도출발
19:00 도착
대책위 상황실 소식
대책위 일꾼은 총 7명입니다. 대표인 김준한 신부님을 비롯하여 5명의 전임활동가와 1명의 비상근 활동가(정상규 변호사)가 거의 24시간을 상근하며 미니팜 일 대책위 일, 연대와 언론대응, 의료지원, 각종 집회와 행사, 각종 마을의 소식들과 요청들을 받아 일합니다.
1년이 넘도록 이어진 격무로 인하여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기도 하여 마음을 모으고 우리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10월 25~26일에는 처음으로 1박2일 워크샵을 했습니다.(펜션 값이 이상하게 싸다 싶어 계약하고 가 보았더니 765kV송전선 경과지였다는 씁쓸한 후문도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일본의 사상가 후지타 쇼조의 <전체주의의 시대경험>을 강독하며 공부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꾼들은 어쨌든 지금도 함께 청소하고 밥먹고 설거지하며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이국장의 개그본능
2차 희망버스 때 전북 군산 지역에서 AI가 발병하였다. 밀양의 관변단체들과 축산농가들이 밀양희망버스를 반대하는 논리로 ‘AI 감염’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 일로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참가자들이 버스에서 하차하여 개별방역을 받기로 하는 등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화가 난 이국장은 “와 우리보고 이 난리들이고. 희망버스가 뒷좌석에 철새 싣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와 그라노~~참말로..”
대책위상황실에는 주민 어르신들이나 연대자들이 가끔 먹을 것을 사다주신다. 어느날에는 상동면 어머니들이 시내에 나오는 길에 고르케와 도넛를 사 주셨다. 고르케를 고르며 한입 베어물던 이국장 “나는 ‘고르게 가난한 사회’를 꿈꾸기 때문에 고르케를 고른다”
식사 중에 음식첨가물 이야기가 나왔다. “니, MSG가 뭔 약자인줄 아나? ” “그걸 어케 알아요? ” “‘ 맛 소 금’의 이니셜을 딴 거야” “뜨아~~”
식사 중에 ADHD가 논란이 되었다. 이국장 왈 “그거, 어른들이 아이들 못살도록 해서 생겨난 거야. 그래서 ADHD 아 동 학 대.. 맞자나!!”
상황실에서는 은행 업무를 봐야 하는 일이 하루에 한 두 번씩 있다. 한 활동가가 이국장에게 “쌤, 은행 다녀올게요” 했다. 이국장 왈, “은행 털러 가냐? ” (뭔가 개그를 염려한 활동가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은행은 가을에 터는 거야. 뭐 벌써 터냐?”
모 단체가 남해의 어느 섬으로 단체 활동을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국장 왈, “왜 섬으로들 MT가는 줄 아냐?” (역시 뭔가 개그를 염려한 활동가는 답을 하지 않았다) “썸(섬) 타려고..”
이국장은 늘 개그 때문에 타박을 당한다. 가끔 그는 참지 못하고 밀양송전탑 투쟁이 낳은 불후의 명곡 ‘내 나이가 어때서’를 개사해서 노래를 부르곤 한다. “눈물이 나네요. 내 개그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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