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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의 참종개

월, 2016/08/08- 16:13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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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종개 사진>

 

큰 비가 끝나고 무심천은 강렬한 햇살로 이제 여름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언제 땅에서 올라왔는지 매미들은 자리를 잡고 사랑의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물가에는 버드나무가 큰 비를 이기고 휜 허리를 다시 펴 올립니다.

이번에 만날 볼 무심천의 물고기는 참종개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물고기인지 떠오지 않을 수 있지만 미꾸리처럼 생긴 물고기 종류입니다. 참종개는 여러 가지 방언으로 불렸는데 기름장어, 기름쟁이, 기름챙이, 지름쟁이, 지름종이, 챙그램챙이, 챙그랑챙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습니다. 기름이라는 단어가 많이 붙여졌는데 다른 종개에도 기름, 지름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전해집니다. 그것은 참종개의 모습이 기름처럼 미끄럽고 미꾸리처럼 짙은 갈색이 아닌 뿌연 기름과 같은 색을 몸에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릴 적 어른들과 함께 물고기를 잡은 적이 있다면 이 방언을 보고 어떤 물고기인지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먼저 참종개를 이해하기 전에 미꾸리처럼 생긴 물고기는 크게 종개과 미꾸리과 두 개의 과로 나누어집니다. 종개과에는 종개, 대륙종개, 쌀미꾸리가 3종이 있는데 종개과이지만 이름에 미꾸리가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또한 미꾸리과에도 종개라는 이름이 계속 등장하니 혼동될 수 있습니다. 두 과를 분류하는 것은 학문적인 분류가 있기에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육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눈 밑에 가시가 있는지에 따라 분류를 합니다. 미꾸리과 물고기는 대부분 눈 밑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데 이것을 안하극이라고 하며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뺀 나머지 미꾸리과 물고기에 다 있습니다. 거꾸로 종개과의 물고기에는 이 안하극이 없습니다. 다시 미꾸리과로 돌아와 미꾸리과는 작은 분류인 미꾸리속, 참종개속, 기름종개속, 수수미꾸라지속, 좀수수치속, 새코미꾸리속으로 총 6속으로 다시 나누어집니다. 미꾸리속에는 미꾸리, 미꾸라지가 있으며 참종개속에는 참종개, 부안종개, 미호종개, 왕종개, 남방종개, 동방종개가 있습니다.

참종개는 1975년 김익수 박사가 우리나라 신종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민물고기 연구사 중에 처음으로 신종 기록되었으며, 나아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다양한 신종을 기록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참종개속에 속한 6종의 종개는 모두 한국 고유종이며 대부분 신종으로 기록된 물고기로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물고기가 많은 편입니다.

이런 참종개는 전라북도와 남도의 경계가 되는 노령산맥 이북의 서해로 흐르는 하천에 서식하는 특산종입니다. 무심천에도 서식을 하는데 도심의 무심천이 아닌 가덕에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몸은 대부분 연한 노란색이며 몸 옆 부분에는 고드름 모양 무늬가 10~18개가 있습니다. 종개류들 몸에는 다양한 문양이 있는데 이 문양을 보고 다른 종으로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참종개는 보통 5~7월에 산란을 하며 다른 미꾸리과 물고기와 같이 수컷이 암컷의 몸통을 휘감아 조여 알을 산란합니다. 보통 산란철에 이런 모습을 보면 미꾸리들이 춤을 추는 것 같은 황홀한 모습이 연출됩니다.

참종개는 모래와 자갈이 있는 깨끗한 수질에서 서식하는데 모래를 걸러 부착조류와 수서곤충을 잡아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개인 미호종개 역시 모래가 있는 깨끗한 환경에 서식하기 때문에 환경이 바뀐 미호천에는 살지 못하고 멸종 위기종에 처해 있습니다. 부안종개 역시 서식환경의 변화 때문에 개체 수가 줄고 멸종 위기종에 있습니다.

이렇게 참종개속의 물고기는 환경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서식지의 다양한 구조에 따라 자신들이 삶을 환경에 붙여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심천의 참종개 역시 도심의 무심천이 아닌 가덕의 상류에 서식하는 것도 아직 수질이나 환경이 남아 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요즘 무심천의 상류에도 하천의 개발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예측하면서 이루어지는 환경 개발은 짧은 판단으로 다양한 생명의 숨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생명의 존재는 몇 줄의 법령이나 조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무심천에 기대어 살아가는 풀, 나무, 새, 곤충, 물고기 등 다양한 생명이 몇 명의 사람들의 판단으로 삶의 심판에 놓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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