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얼굴을 더 이상 알지 못하는 산업자본주의 거래ㆍ유통방식으로 인해 더 이상 음식도, 물건도, 그 무엇도 신뢰하기 힘든 요즘인데요. 마르쉐@는 그런 사회모습에 조그마한 틈을 내고 무언가 바꾸어보자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만드는 도시형장터입니다.

올해부터 그 마르쉐@(마르쉐 엣이라고 읽어요!) 장터 내에서 열리고 있는 마르쉐@살림워크샵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도대체 뭘 노리고 만들어졌을까요?
언젠가부터 시간이 절약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들을 사고 구매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판매하고자 하는 물건들이니만큼 이쁘고, 기능적이고, 훌륭하지만 그 때문에 우리는 언젠가부터 우리가 갖고 있는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알기가 너무 힘들어졌고 때로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전혀 관심을 갖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게 아무 상관도 없을까요? 만약 내가 구매한 물품이 저 멀리 제 3세계 아이들의 노동을 착취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면, 싸고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건강에 해로운 온갖 화학물질을 첨가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기능이 좋다랍시고 동물과 환경을 되돌릴 수 없이 잔혹하게 파괴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래도 정말 괜찮을까요?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이고, 좋은 유통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음식과 물건을 사면 되겠지만, 그렇습니다ㅜㅜ 대부분의 그런 것들은 밉게도 너무 비싸요. 그리고 때로는 그저 좋은취지의 물건을 샀다는 피상적인 자위행위와 자랑거리로만 여겨지는 소비의 한 형태가 되기도 합니다.
마르쉐@살림워크샵에서는 일상 속에서 내가 쓰는 물건을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을 통해 그 물건들이 스스로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하고, 탐색합니다. 유해화학물질이 없는 모기퇴치제와 화장품, 버려질 수 있는 쪼가리 천을 이용해서 만드는 작은 복주머니, 일회용 종이필터 대신 사용하는 커피 융필터 등등 누구의 집에나 있는 물건을 선정하여 그 물건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건강영향, 환경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만들어봅니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을 통해 단순소비로만 이루어진 우리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했는지 고민도 하게 되고요.
올해 2-3월 준비기간을 거쳐 4월에 첫 시작을 하게 된 마르쉐@살림워크샵은 중간중간 쓴소리도 듣고, 시행착오도 겪고, 돈도 없고ㅜㅜ, 고민도 많았지만 천천히 1년을 걸어왔습니다. 무사히 건너와보니 사람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많이 했는지, 잘 전달되었는지, 또 잘 들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열심히 하고, 박수도 받았지만 우왕좌왕 부족한 부분이 곳곳에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쪼꼼 부끄럽기도 합니다.
▲ <누에에게 미안해, 복주머니 만들기> 워크샵을 강연한 이노주단의 귀여운 편지 ( ͡° ͜ʖ ͡°) ~
또 적고적고적어 교통비 밖에 안 되거나 재능기부를 통해 강연을 진행해준 강사선생님들도 좋은 취지에 기쁘게 참여해주셔 너무너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뿐이고요.
또 주말임에도 혜화동과 양재라는 먼 곳까지 와 함께 해주신 시민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과 또 한 번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신청자보다는 참여자가 항상 조금씩 적어서 아쉬웠지만(킇) 내년에도 새로운 분들과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물건들로 더 자주 씐나게 만날 것들이 기대됩니다.
올해에도 여성환경연대는 환경과 일상이 만나는 가깝고 신나는 환경운동을 하려고 가열차게 준비중입니다. 마르쉐@장터와 마르쉐@살림워크샵뿐만 아니라 에코컨퍼런스, 환경건강강좌, 느리게걷기, 에코페미니즘학교, 유해물질검출검사, 환경건강캠페인, 정책활동 등 다양하고 중요한 활동들, 필요한 활동들이 뭔가 탐색중이에요!
마르쉐@살림워크샵 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모아주신 모금액은 무려 1,293,800원(2015년 1월 기준)!!!!!!!!!!!!! 이 모금액은 작년 진행한 살림워크샵과 같은 형식으로 1회 더 진행하여 치약, 로션, 비누 등을 만든 후 지역아동센터, 노숙인센터 등에 기부될 예정입니다. 관련 후기는 행사 진행 후 1~2월 중 기재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작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지나보내고 살림워크샵 시즌2를 준비하고 있어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커밍쑨, 아윌비백!
>> 작년 한 해 활동소식
- 1월 <마르쉐@장터 휴장>
- 2월 <마르쉐@살림워크샵 기획논의ㆍ준비>
- 3월 <마르쉐@살림워크샵 기획논의ㆍ준비>
- 4월 <내 손으로 만드는 에코살림살이 뜨거운 햇살 아래 촉촉 알로에 수분그림, 자외선차단 선스프레이 만들기>
신청 : 21명
후기 : http://ecofem.or.kr/12491
- 5월 <부엌선반에서 빌려쓰는 친환경 세제 만들기>
참여 : 9명
후기 : http://ecofem.or.kr/13068
- 6월 <내 손으로 만드는 에코살림살이, 여코여행의 필수품 수저젓가락 주머니 만들기>
신청 : 18명
후기 : http://ecofem.or.kr/13407
- 7월 <여름을 위한 천연모기퇴치제와 버물리 만들기>
신청 : 29명
후기 : http://ecofem.or.kr/13775
- 8월 <마르쉐@장터 휴장>
- 9월 <쉽고 건강하게! 생활세제 100% 활용법>
신청 : 22명
후기 : http://ecofem.or.kr/1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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