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이드바

[논평] 전문의의 '병원내 당직' 강제화하고 응급실 비상진료체계 재검토하라

월, 2012/07/02- 14:57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지역

[논평] 전문의의 '병원내 당직' 강제화하고 응급실 비상진료체계 재검토하라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 관련 -

 

1. 응급의료기관의 비상진료체계와 직결된 '당직전문의' 규정이 결국 병원협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형태로 매듭 짖게 되었다. 입법예고당시 시행규칙 원안은 당직전문의를 진료과목별 전문의 또는 3년차 이상의 레지던트로 규정하고, 당직 전문의의 명단을 응급실 내부에 게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8일(목) 병원협회는 보도 자료를 통해 "당직 전문의가 의료기관내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되는 비상호출체계를 복지부가 인정" 했다고 발표 하였고, 복지부 역시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현재,「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는 당직전문의가 응급환자를 직접 진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문의의 병원 내 상주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며 당직 전문의가 병원 외부에 있어도 무방하다는 것이 복지부의 해석이다. 시행규칙에 대한 입법예고기간(5.18~ 6.27)과는 관계없이 이미 병원협회는 복지부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시행규칙 재수정에 합의를 하였고, 결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시행규칙 의견수렴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2. 복지부가 수정한 시행규칙 내용은 첫째, 당직전문의가 병원 내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비상호출체계를 인정하였다. 즉, 전문의가 병원 안에 머물지 않고 응급 전문의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응급실에 와서 진료하는 것도 ‘당직’으로 허용하였다. 둘째, 응급실 당직전문의를 진료과별 전문의로 국한하고 레지던트 3년차 이상 등 전공의는 응급실 당직 업무를 못하도록 규정 하였으며 셋째, 당직 전문의 명단을 응급실과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한 조항도 병원협회의 의견을 수용해 홈페이지의 경우 당직 전문의를 운영하는 진료과목만 게시하도록 변경하였다. 이 같은 수정안은 이익단체의 이해만을 수용한 것으로 응급실 비상진료체계를 강화 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다.

 

3. 우선, 전문의의 병원 내 상주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응급의료체계는 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응급환자는 그야말로 적시에 응급처치가 되지 않을 경우에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환자들로서, 응급전문의의 일차적 조치 후 환자상태에 따라 각 진료과별 전문의의 신속한 의학적 조치가 개입되어야 하는 환자들이다. 그런데 병원 내 상주가 아닌 조건하에서 외부 호출을 허용한 ‘전문의 당직’ 개념은 오히려 ‘진료지체’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응급의료 본래의 기능과도 맞지 않는다. 또한, 응급실 당직에서 전공의를 배제한 조치도 현실적 상황을 무시한 처사일뿐더러 문제가 되는 전공의의 과도한 노동 강도를 완화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의들이 병원 내에서 상주하지 않는 한 응급실 당직 업무는 여전히 전공의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당직근무에 따른 노동 강도가 더 심화될 여지가 있다. 당직 전문의가 의료기관 내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면, 응급전문의와 진료과별 전문의의 ‘중간다리’ 역할은 전공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행규칙이 발효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전공의가 응급실당직업무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4. 병원 내 당직근무를 반대하는 병원협회 입장에서는 응급실진료가 병원수입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문의가 당직을 설 경우 당직근무로 인해 오히려 주 수입원인 입원·외래 진료일정에 차질을 준다는 생각이 더 주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응급의료는 정부 출현금 등 국가재원이 투입되는 기금을 기반으로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시설 등 응급의료 제반사항을 지원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응급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어야 할 영역임이 분명하다. 의료기관의 ‘사적이해관계’로 인해 응급의료의 ‘공공성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응급의료 시행규칙 개정안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끝-

 

   

   

2012년 7월 2일

 

건강세상네트워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