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폭력 중단과 인권위 긴급구제를 요구하는 인권단체 긴급성명
4대강 사업중단을 요구하는 환경활동가들의 농성이 22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죽어가는 뭇생명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한 이들이 폭염과 비바람에 맞서 싸운 시간들이다. 지난 10일 함안보에 오른 이들은 태풍으로 인한 위험으로 인해, 주위사람들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땅에 발을 디디자마자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타워크레인에서 20여일 동안 싸우는 와중에도 밤낮으로 멈추지 않는 공사로 인해 피눈물을 흘렸던 이들이다.
아직 농성을 이어가는 이포보 3명의 활동가에게는 폭염과 비바람, 태풍보다 더한 위협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여주경찰서는 폭염에 의한 염분섭취나 성인 남성 1일 필요 열량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최소한의 선식과 물만을 선별해서 올려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성장인 이포보 인근에 경찰초소를 설치하고 밤부터 새벽까지 싸이렌을 울리고 선무 방송을 하는 것도 모자라 쇠몽둥이를 끌고 난간을 두드리고 손뼉을 치는 소음을 내며 잠조차 자지 못하게 괴롭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치라이트를 쏘아대는 졸렬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림산업과 경찰은 농성자들과 외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인 무전기의 밧데리 충전을 거부한 상황이다. 국토해양부의 요구라는 것이 저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포보 현장 상황실은 사업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테러가 수시로 자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경찰은 지지방문 온 시민들의 폭행까지 수수방관하고 있다. 경찰의 의도된 직무유기 아래, 이포보 현장 상황실의 고난은 매일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쌍용차의 경찰 폭력과 소위 구사대로 불리는 이들의 폭력에 대한 경찰의 직무유기가 또다시 여주에서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바로 그 쌍용차 폭력의 책임자 조현호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지금, 우리는 공포와 불행의 악순환을 다시금 경험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환경운동연합의 긴급구제신청에 대해 현장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인권위는 이들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 시급히 긴급구제결정을 내려야 한다. 인권위가 존재해야할 이유를 지금 여주 이포보에서 찾지 못하는 인권위라면, 차라리 문을 닫아야 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당장 이포보에서 행해지는 폭력을 중단하라. 인권위는 긴급구제를 통해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4대강을 살린다는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고, 소신공양으로 뭇생명의 구원을 외치는 이들의 소통을 외면한 채 친위내각을 구성하며 폭력의 질서를 강고히 하는 이 어리석은 정권이 하루라도 빨리 정신 차릴 것을 요구한다. 폭력은 폭력으로 끝을 맺을 것이다. 그것이 인권의 역사가 던지는 엄중한 경고이다. 다시한번 요구한다. 강은 흐르게 하고 사람은 살게 하라.
2010년 8월 12일
인권단체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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