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 'UN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논의 - 청년의 시각'이라는 주제로 약 70명의 국내외 대학, 대학원생 및 청년들이 모여 UN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약에 대해 알아보고, 심층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세션은 퓨 자선 신탁(The Pew Charitable Trusts)의 니콜라 클락(Nichola Clark)의 강연이 있었고, 다음 세션으로는 청년들이 소그룹으로 나뉘어 토론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도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 웨비나에 참여했습니다.
바다를 부르는 다양한 이름들
먼저 이 협약에 대해 알기 전에 주제에 있는 단어부터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바다를 부르는 다양한 단어들에 대해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3487" align="aligncenter" width="1161"] ⓒ해양수산부 블로그[/caption]
① 국가관할권이 미치는 바다 –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이기에 국가관할권이 미치는 바다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관할권이란 개별 국가의 입법·사법·행정권, 즉 주권이 미치는 해역을 말합니다.
국가관할권이 미치는 영역은 기선에서 12해리까지인 영해와 영해기선에서 200해리까지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포함합니다. 이 안에서 자유롭게 통행하고, 어업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② 국가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다 – 공해, 심해저
바다는 어느 나라의 주권에도 속하지 않으며, 모든 나라에게 개방되어 있는 ‘공해’가 있습니다. 공해는 전체 해양의 2/3, 지구 표면의 절반 정도의 해당하며, 이곳에 아주 많은 해양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깊이 2,000m보다 더 깊은 ‘심해저’도 국가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바다에 속해 있습니다.
이 국가관할권 이외의 바다 ‘공해와 심해저’의 생물다양성을 바로 BBNJ(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라고 합니다.
UN에서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약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 ‘바다의 헌법’이라고도 부르고, 해양에 관한 모든 국제법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유엔해양법(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이 있습니다. 이 법은 1982년에 만들어져 어느덧 거의 40년이 다 되어 가고 있는 오래된 법입니다.
이 해양법의 제7부 ’공해‘에 대한 규정에는 각국의 선박이 누리는 자유, 권리, 의무, 금지 사항 등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1절 제87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공해에서는 배가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어업을 하고, 시설물을 설치하고, 과학 조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40년이나 흐른 지금, 유엔해양법은 지금의 실정과 맞지 않는 부족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해적 행위나 노예수송과 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그 외에 자유를 매우 광범위하게 부여하여, 공해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범은 제시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13488" align="aligncenter" width="700"] 2019년 8월 BBNJ 정부간 회의 진행 모습 ⓒGlobal NGO Impact News[/caption]
기후위기 시대의 우리는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야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불법어업, 해양쓰레기 등으로 해양 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있으며, 건강성을 잃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인류에게는 지속 가능한 바다를 위해 새로운 법이 필요하게 되었고, 2004년부터 UN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논의가 시작되어 그동안 3차례(2018년 9월, 2019년 3월, 2019년 8월)의 정부 간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약에 대한 청년의 시각
이날 청년들은 강연 후 소그룹으로 모여 △‘국제 협력, 국제 기구의 측면에서 바라본 BBNJ’, △‘국가관할권이원지역의 이용과 규제: 환경영향평가와 해양유전자원’, △‘공해 어업의 현황과 BBNJ 협약의 시사점’ 등 세 가지 주제에 관한 심층 토론을 진행하였고, 아래 내용과 같은 해양의 이용과 보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국내에 있는 환경영향평가도 잘 지키지 않는 것 같아서, 국제법이라고 지킬지 의문스럽습니다. 좀 더 강제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협약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양을 통해 살아가는 어민이나 관련 산업계의 생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유전자원(생물 종이 가지는 유전 정보)을 채취할 때 저서생물의 서식처가 파괴될 우려가 있어 신고제, 기간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해양 유전자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도 이익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좀 더 다양한 해양 보전 활동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약
이날 강연한 니콜라 클락은 “이 협약은 지속 가능한 바다를 만들 기회이며, 협약의 성공은 미래의 지구, 해양, 사람들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부에게 미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방법으로는 청년들의 SNS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웨비나를 주최한 시민환경연구소는 앞으로도 해양 정책 청년패널단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국내외 청년들이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국제 세미나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코로나로 연기된 UN 공해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약에 대한 정부 간 회의가 올해(2021년) 4차 회의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부디 이 회의가 청년의 목소리, 미래 세대, 해양 생물들의 목소리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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