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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통령 지지율 더 떨어져야 진짜 집값 잡는 대책 나올 것”

금, 2020/07/24- 03:10admin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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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0 대책 효과 못 볼 것…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 ‘조작’된다고 생각”
■ “부동산은 MB가 가장 잘해… 집값 급등 주범인 현 정부가 국민에 세금 전가”
■ “대통령이 임명한 1만여 고위공직자가 얼마나 부동산을 가졌는지 밝혀낼 것”
■ “시민운동가가 정치권에 기웃거리니 정치도 망하고 시민운동도 망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끝까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위선을 파헤치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을 12%까지 떨어뜨린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70%에서 40%대까지 내렸는데 더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것이다.”

김헌동(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부동산 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본부장은 집권층의 ‘급소’를 정밀하게 저격했다. 청와대 등 고위공직자와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민낯을 까발리자 시민들은 경악했다. ‘다주택자들이 정책을 짜는데 집값이 잡힐 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그 여파로 이들은 부랴부랴 ‘한 채만 남기고 집을 팔겠다’는 촌극을 빚었다. 그러나 강남 집만 남기고 매각하는 행태에 여론은 폭발 직전으로 치달았다.

‘일개’ 시민단체 경실련의 존재감은 103석 야당 미래통합당을 사실상 압도한다. 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2%(3억1400만원) 올랐다’고 터뜨리자 바로 다음 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14.2% 올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은 작동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은 4·15 총선 압승 이후 치솟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트리거가 됐다. 민심이 흔들리자 정부는 6·17 대책, 7·10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7월 13일 경실련에서 만난 김 본부장은 여전히 정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 정부는 집값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어느덧 부동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문재인 정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靑 1급 이상 공직자 아파트 40%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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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다주택 공직자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경실련의 집회.

Q : 사실상의 증세 정책인 7·10 부동산 대책을 접한 시장은 벌써 냉소적이다.

“당장 내놓을 만한 게 없으니 세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집값 잡는 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가장 좋다는 건 이정우(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등 (토지공개념을 주장한) 헨리 조지파들이다. 이들이 종합토지세를 없애고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라고 이름을 바꿨는데 계속 ‘세금폭탄’ 논쟁 유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Q :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

“노무현 정부도 정확히 임기 절반인 2005년, 8·31대책을 내놨다. ‘노 대통령 임기 30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값 7%, 전국적으로 3.5% 올랐다’는 말도 안 되는 보고서를 가지고 대책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내놓은 진단을 보면 ‘상승률이 높지 않다. 국지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토의 12%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오르면 전국적으로 70%가 오르는 것이다.”

Q : 어떻게 실상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고 판단했나?

“청와대 1급 이상 공직자들을 경실련이 분석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 아파트가 40% 올랐다. 한 사람당 평균 3억원이었다. 그중 10명은 평균 10억원, 57%가 올랐다. 다주택자는 37%였다. 이어 20대 국회 전국에 퍼져 있는 국회의원 아파트를 보니까 평균 42% 올랐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여당이다. 5명이 81채 주택을 갖고 있었다. 혼자 31채, 20채를 보유한 이들도 있었다. 그런 발표를 경실련이 계속했다. 그 이유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가 ‘조작’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 김수현 정책실장만 청와대에 들어오면 부동산값이 폭등했다.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뒤 2019년 12월) JTBC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할 줄 알았다. 뻔뻔하게 ‘OECD 평균에 비하면 안정적이고 오르지 않았다. 정책을 잘 관리했다’고 하더라. 이걸 보고 땅값 상승률을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30개월 동안 2054조가 올랐다. (‘1076조만 올랐다’는 국토부 반박에 대해) 관료들이 대통령과 국회를 속인 것이다.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文 대통령, 부동산 정책 관련자들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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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7년 8월 임대사업자 제도를 장려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의 치명적 패착이 됐다.

Q : 경실련의 고발 이후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은 이 정부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면 된다’고 사람들이 믿게 됐다.

“왜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재산을 조사했느냐,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돼 재산을 축소 신고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시세로 신고해서 재산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3년 서울 아파트값을 52% 오르게 한 건 정부~청와대~여당 세 축이다. 이 사람들 중에 다주택자가 많으니 이런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집을 팔라고 한 적 없다. 20번 넘게 화살을 쐈는데 과녁을 다 비켜갔다. 바꿔야 한다. 제대로 임명해야 한다.”

Q : 정부나 여당에서 경실련에 조언을 청하진 않나?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난다. 경실련이 주장하는 정책을 100% 받는다는 전제 없인 어렵다. 찔끔찔끔해서는 절대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 집값은 대통령과 정부가 ‘정말 잡을 거 같다’고 느낄 때 진정된다. 그런 믿음이 이 정부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니 사람들이 돈을 빌려서라도 집을 산다.”

Q : 시늉만 내는 정책만 남발하는 의도는 ‘처음부터 잡을 생각이 없었다’로 해석해야 그나마 납득이라도 간다. 정부가 집값 잡는 방법을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닐 텐데.

“경기부양이다. 토건 사업, 부동산 투기로 경제를 띄우지 않으면 지탱할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노동·산업 분야의) 모든 게 다 실패했다. 재벌들은 설비투자를 안 한다. 해외로 나가고 있다. 서울, 수도권 알짜 땅을 산업단지 등의 명목으로 재벌기업이 원가에 사들이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도 재벌의 먹잇감이다.”

Q : 무늬만 부동산 대책이고, 진짜 목적은 증세라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세금은 얼마 안 된다. 재산세 12조, 종부세 2~3조다. 거래가 되면 양도세가 나온다. 그 외에는 별로 없다. 그보다 대통령이 뉴딜정책 한다고 하지 않나? 전부 토건이다.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까지 무시해가면서. 이 정부는 성장률을 지탱하기 위해선 오로지 토건 사업, 부동산밖에 대안이 없는 것이다.”

Q : 집값을 안정화하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사다리를 끊고 편을 가르는 부동산 정치가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러는 건 아닌가?

“(여당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야당이 무능해서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여당의 부동산 실패라는) 황금 같은 기회가 왔는데 자살골을 차고 있다. 토건 업자 출신 국토위 위원, 건설업자들이 만든 연구원 출신, 그런 사람들이 완전히 당을 망가뜨리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오세훈 후보와 유튜브 토론도 했다. 황교안 대표 들으라고. 그런데 안 듣더라.”

Q :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호평했다.

“나는 잘한 건 잘했다고 한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 분양가가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시하자 관료들이 말을 안 들었다. 그러자 현대건설 직장 동료를 LH토지 사장으로 앉혔다. 해봤으니까 아는 거다. 그전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2006년 9월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를 선언하자 노무현 대통령도 2007년 4월 주택법을 개정했다. 집값이 안 올랐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법을 만들어서 10년 분납 분양 등 서민을 위한 다양한 주택정책을 내놨다. 2010년 강남 서초구 평당 970만원, 경기도는 평당 700만원으로 분양했다. 전 정부 때 5억5000만원에 분양했던 용인 아파트가 3년 만에 2억으로 떨어졌다. 왕십리 뉴타운 아파트는 평당 1800만원에 분양하려 했는데 900세대 중 2세대만 신청했다.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반으로 줄였다. 종부세로 아파트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재건축, 재개발 조합들이 해산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빚내서 집 사라’고 할 정도였다. 집을 사기만 하면 손해 보고, 분양받기만 하면 집값이 내려가는데 누가 사겠나. 혹자는 (MB 정부 집값 안정을) 2008년 금융위기 탓이라 하는데 잘못된 진단이다.”

“이 정부는 부동산 정책 MB한테 배워야”

Q :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안정에 특효약이라고 믿는 듯하다.

“분양가상한제를 안 한 기간에 집값이 올랐다. 노무현 5년, 박근혜 1년, 문재인 3년 총 9년 동안 집값이 올랐다. ‘이낙연 아파트(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를 보면 된다. 1999년 2월 이낙연 의원이 2억대에 산 아파트는 2007년 14억이 됐다가 2006년 12억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19년 20억이 됐다. 이낙연이 19억원대에 팔았으니 국회의원 하는 동안 아파트에서만 17억원을 번 것이다. 국회의장 박병석이 40년 살았다는 반포주공 1단지는 지금 57억원(호가)이다. 더 중요한 건 노무현 때 17억,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23억이 올랐다. 여당 의원일 때, 자기 집값만 오른 셈이다.”

Q : 현 정부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를 배워야겠다.

“절대 배우지 않는다. MB의 22조원 들인 4대강 사업을 그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자기들은 50조원짜리 도시재생 뉴딜을 예타도 하지 않고 추진한다. 보수 언론도, 야당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두 달 동안 경실련이 대통령 지지율 20%, 민주당 지지율 10%를 뺐다.”

기사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20219?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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